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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눌프.황야의 이리>
    헤르만 헤세 저 / 이인웅 역 / 352쪽 / 2,900원
    ▶ 책 속으로
    104쪽 <크눌프> 중에서 : 심한 눈이 내리는 중에 그는 볼프스산을 넘어 골짜기에 있는 물방앗간 쪽을 향해 걸어갔다. 몹시 쇠약해지고 죽을 지경으로 피로했으나, 마치 얼마 남지 않은 삶의 날들을 최대한 이용해 걸어 보려는 것처럼 모든 숲 가장자리와 숲속 길을 따라 걷고 또 걸었다. 그렇게 병들고 지쳐 있었지만 그의 눈과 코는 옛날 그대로 생생했다. 날쌔고 냄새에 민감한 사냥개와도 같이 세밀히 관찰하고 코를 킁킁대면서, 그는 아무런 목적도 없었기에 그저 그냥 모든 웅덩이며 산들바람이며 짐승의 발자취들을 확인할 뿐이었다. 거기에 그의 의지는 깃들지 않고, 그저 두 다리만이 저절로 움직이며 걸어가는 것 같았다.

    <황야의 이리> 166쪽 중에서 : 하리는 자기 내면에 하나의 ‘인간’이 깃들어 있음을 알고 있다. 그것은 사상과 감정, 문화, 유순하고 고상한 천성들의 세계를 말한다. 그리고 그 곁에는 한 마리의 ‘이리’가 살고 있다. 즉 본능과 야수성, 잔인, 고상치 못하고 거친 천성의 어두운 세계를 말한다. 그의 본성이 서로 적대적인 2개의 영역으로 외관상 이렇게 분명히 양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때때로 이리와 인간이 행복스런 순간에는 잠시 동안 서로 친하게 지내는 것을 체험하였다. 만일 하리가 자기 생활의 하나하나의 순간, 자신의 모든 행위, 모든 감정에 있어서 인간이 어느 정도로, 또 이리가 어느 정도로 관여하고 있는가를 확인하려 한다면, 그는 즉시 궁지에 몰리고, 그의 그럴듯한 이리 이론도 깡그리 파탄 지경에 이르고야 말 것이다. -중략- 하리는 두 가지 본성이 아니라 수백, 수천 가지의 본성으로 이루어진 존재이다. 그의 생활은 (모든 인간의 생활과 마찬가지로) 두 개의 극(極), 이를테면 본능과 정신, 성인과 방탕아 사이에서 흔들거릴 뿐만 아니라, 수천 가지의 양극, 헤아릴 수 없이 무수한 양극들 사이에서 흔들거리고 있다.

    <황야의 이리> 176쪽 중에서 : 우리 하리로부터 작별을 고하고, 그로 하여금 계속해서 자기의 길을 홀로 걸어가도록 내버려 두자. 이렇게 하여 그가 불멸인들 곁으로 가게 된다면, 고뇌에 찬 그의 길이 목적했던 곳에 도달하게 된다면, 그는 이리저리 방황하고 결단을 내리지 못한 채 놀라서 거칠게 갈팡질팡하던 자신의 길을 바라볼 것이다. 그리고 이 황야의 이리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고 비난하면서, 동정심을 느끼고 즐거워하면서 미소를 던지게 될 것이다!

  • ▶ 책 소개
    작가의식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두 작품을 모았다. 《크눌프》는 3개의 단편으로 이뤄진 낭만적 소설로, 헤세의 초기(1915) 대표작이다. 고독한 방랑자의 모습을 선명하게 그려 젊음이 결코 충동적인 것만은 아님을 드러낸다. 《황야의 이리》는 융의 정신분석에 천착한 헤세의 중기(1927) 대표작이다. 토마스 만은 이 작품을 병적이면서도 가장 아름답고 대담한 소설이라고 평했다. ‘히피의 성경’으로 불리며 헤세가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작품이다.
  • ▶ 저자 소개 : 헤르만 헤세 Hermann Hesse (1877~1962)
    1877년 독일 남부 칼프 출생. 마울브론 신학교에 진학하지만 시인이 되겠다며 학교에서 도망치는 등 청소년기를 방황으로 보냈다. 1904년 《페터 카멘친트》가 호응을 얻어 전업 작가가 되었다. 자전적 소설 《수레바퀴 아래서》와 단편집 《크눌프》 등을 발표하며 입지를 굳혔고, 1차 세계 대전에서 목격한 전쟁의 야만성과 가정사의 어려움을 겪으며 자아를 파악하는 문제에 천착한다. 1919년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쓴 《데미안》이 큰 반향을 일으키며 내면 지향의 작품 세계를 보여 주었고 《싯다르타》 《동방순례》 외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다. 1946년 《유리알 유희》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으며, 같은 해에 괴테상을 받았다. 1962년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영면하였다.
  • ▶ 역자 소개 : 이인웅 李仁雄
    충북 진천 출생. 한국외대 독일어과 명예교수. 한국외대와 동 대학원 독어과를 졸업했다. 독일정부초청 장학생(DAAD)으로 뮌헨 대학교와 뷔르츠부르크 대학교에서 독일 문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통역대학원장, 부총장 등 보직을 수행했고, 국비유학 자문위원, 한국독어독문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와 역서로는 《파우스트》, 《현대 독일 문학 비평》, 《헤르만과 도로테아》, 《수레바퀴 아래서》, 《데미안》, 《싯다르타》, 《동방순례》 외 다수가 있으며 국내외에서 발표한 40여 편의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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